상세설명
관향은 김녕(金寧)이요, 자는 명옥(明玉)이며 호는 벽산(碧山)이다. 단종(端宗)복위(復位)를 도모(圖謀)하다가 순절(殉節)한 사육신(死六臣)의 한 분인 충의공(忠毅公 工曹判書 白村 金 文起 先生)의 15세손이며 김 성하(金 性河) 참봉의 아들로서 1852년(哲宗 3年 壬子) 청기면(靑杞面) 상청동(上靑洞)에서 태어났다. 출생한지 3백일 동안 울지 않으므로 모두 이상히 여겼는데 처음으로 울 때 그 소리가 웅장하여 사람들이 더욱 놀랐다. 어릴 적부터 기상(氣像)이 뛰어나고 힘이 세었으며 모래와 들을 모아 성을 쌓고 진(陣)치는 형용을 하고 용과 범이 싸움하는 모습을 그렸으므로 조부가 기특히 여겨 귀여워하며 후일에 크게 되리라 기대하였다.
1882년(임오(壬午))에 군란(軍亂)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염려하여 정력을 기울여 춘추(春秋)와 병서(兵書)를 읽으며 포부를 기르고 수련을 쌓았다. 또한 동지 및 후배들과 더불어 매월 초승에 점고회(點考會: 군사훈련)를 함에 지휘하는 규율(規律)이 엄정하였다. 1894년(甲午) 동학혁명(東學革命)이 일어나니 선생은 사재(私財)를 기울려 동지들과 검산(劍山)에 진을 쳐서 창의도총부(倡義都總府)를 정하고 청량산에 들어가서 의병을 일으켜 출진(出陣)하였다.
1895년(을미(乙未)) 왜적이 한성(漢城)에 들어와서 8월 20일 민비(閔妃)를 시해(弑害)하였으므로 온 나라가 소란하여져서 국모(國母) 복수(復讐)와 삭발(削髮) 반대(反對)를 주창(主唱)하고 곳곳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선생은 위병대장으로 추대되어 여러 지방을 순회(巡廻)하면서 사기(士氣)를 북돋우고 군세(軍勢)를 떨치었다.
1914년(甲寅) 7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나라 잃은 원한에 겹쳐 어버이 여읜 슬픔이 한결 애절(哀絶)하였다. 장례(喪禮)를 치르고 삼우(三虞)를 마친 후에 시(詩)를 지어 술회(述懷)하기를 「늦게야 즉으려니 묻힐 땅이 어디메뇨. 옛 나라의 남겨 둔 땅이 없구나, 노중련이 바다 밟아 떠난 지 수천 년에, 밝은 달이 오히려 비춰 있구나(晩死死何地 舊國無餘彊 魯連數千載 明月猶有光)」. 비장(悲壯)한 뜻을 굳힌 글귀다. 졸곡(卒哭)을 마친 후에 성묘하여 대성통곡(大聲痛哭)하고 그 길로 청기동에 우거하던 김 병식(金 秉植) 참봉을 찾아가서 영결(永訣)한 즉 김 참봉이 벽산댁으로 사람을 보내 통기하니 아들과 손자가 뒤따라오는 것을 그가 꾸짖으므로 만류할 수가 없었다.
4일만에 영해(寧海) 울팃재(泣嶺)를 넘으면서 읊기를 「한 바다와 천자간 넓은 세상에, 나의 뒤를 좇는 자 한사람도 없음이 한스럽고나, 구천(九天)에 돌아가서 갚으리라 나의 조국을, 동방에 무궁한 어진 나라 세우리(大海天地路 恨無一人從 歸報祖宗國 無窮建我東)」.
상복(喪服)을 벗어 바위 위에 접어놓고 옷깃을 여미고 신발을 신은 채 지팡이를 짚고 바다 가운데로 걸어 들어갔었다. 기꺼이 몸을 던져 외침(外侵)으로 더렵혀진 조국 강산을 등지고 푸른 바다의 품속에 안긴 것이다. 나룻가의 사람들이 바라보니 멀찍이 파도 가운데를 발걸음을 옮기어 들어가는 광경이 보였다. 한낮에 선생의 잠겨 들어간 곳에 서기(瑞氣)가 산수암으로 뻗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그날이 바로 1914년(甲寅) 음력 11월 7일 동짓날이니 향년 63세이다. 벽산(碧山)선생이야말로 멀리는 노 중련(魯 仲連), 가까이는 상촌(桑村) 김 자수(金 自粹)의 도해(蹈海)화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벽산 김 도현(碧山 金 道鉉)선생은 진실로 문무(文武) 쌍전(雙全)한 재질과 충효양전(忠孝兩全)한 덕행으로 민족 천추의 사표(師表)이며 귀감(龜鑑)이다. 1962년 대한민국건국공로훈장이 추서 되었다. 1973년 5월 24일 벽산 선생 기념 사업회 주최로 도해단(蹈海壇) 제막 및 추모식이 거행되었다. 벽산집(碧山集) 2권이 있으며, 고종 황제께서 내리신 삼인검(三寅劍)과 칙지(勅旨)와 밀지(密旨)등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참고문헌 : 영양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