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먹거리의 변신 ~ 경산 대추빵
먹거리가 풍부해진 요즘도 대추는 그렇게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제사나 한약재 그리고 보양식을 먹을 때 쯤에나 겨우 그 모습을 보는 정도일 것이다.
이 때문에 대추라는 음식을 머릿속에 떠 올려보면 과일보다는 약으로, 먹고싶은 마음보다는 아껴서 보관해야 할 음식으로 느껴 지기도 한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 역사속에서 대추가 가지고 있는 신성함 때문일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네 문화 속에 대추는 아주 특별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보면 가야의 김수로 왕은 이국의 여인 ‘허황옥’을 황후로 맞이 하였는데, 그때 그녀가 가지고 온 선물에 대추와 복숭아가 있었다. 우리 역사에 최초로 기록된 대추마저도 설화 속에 등장하고 있다.
우리 실생활 속에서도 대추는 신성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다산과 아들의 상징으로서 꿈에 대추를 보면 아들을 낳는 태몽이라 여겼고, 폐백에서 며느리 치마에 대추를 던지는 것도 아들을 많이 낳으라는 의미라고 한다.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벽조목이라고 하는데, 천둥과 벼락을 맞을 때 생긴 영험함이 잡귀나 액운을 물리친다고 하여 도장이나 부적을 새겨 몸에 지니고 다니곤 했다.
이렇듯 신성함으로 뭉친 대추이다 보니 그 쓰임새는 제수용품 및 한약재라는 고정관념이 어느덧 생겨났다.
이런 대추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경산에서는 대추를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는 데 그중 단연 으뜸이 바로 ‘대추빵’이다.
경산은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 할 만큼 대추가 특산물인 지역이다.
하지만 대추의 쓰임새가 한정되다 보니 외지인만 구매 할 뿐 정작 경산에서는 부가가치를 올릴 수 없었고, 365일 지속적인 소비처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방부제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대추분말과 찰보리를 섞어 맛을 낸 웰빙건강빵인 ‘경산대추빵’이 만들어 지게 되었다.
대추는 그 신성함 만큼이나 효능도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다. 36종의 무기원소를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비타민 c와 p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 활성제’로 불리운다.
‘신농본초경’에 따르면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해 내장 기능을 회복 시켜, 속을 편하게 하고 식욕을 촉진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피를 맑게 하여 노화방지 및 항암효과가 있으며 관절염과 류머티즘등에도 좋고, 강장 및 감기 예방, 특히 여성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말에 ‘이른 아침 대추 3개로 한끼 요기를 하고, 대추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란 이야기가 있다.
허기를 없애주고 힘이 생기게 하는 대추가 식품으로, 음식으로 어디까지 진화해 갈지 궁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