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게 돌을 먹여 키운 맛 - 약돌돼지로 만든 솔잎한방찜
문경은 외지인에게 문경새재로 더 유명할 만큼 험한 곳이지만 그 험한 산속에서 나오는 석탄산업의 호황으로 한때 “문경에서 돈자랑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호시절이 있었다.
돈이야 벌수 있었겠지만 산골 탄광촌 탄부들의 삶은 ‘막장’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낼 만큼 열악한 것이었다.
문경의 탄광촌 탄부들은 두개의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았는데 하나는 눈에 보이는 높고 푸른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갱도 속에 머리를 받치고 있는 검은 하늘이 그것이었다.
탄부들이 몸속에 쌓인 검은 하늘, 그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는 이유로 매일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 이다.
돼지고기가 먼지를 흡수하여 폐를 깨끗하게 하진 못했겠지만, 중금속이나 황사속 미세먼지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일상속에서 음식을 통해 해법을 찾아 나가는 우리네 지혜가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 문경에서는 돼지에게 돌을 먹인다.
불과 30년전 이곳에서 몸속의 돌과 먼지를 돼지고기를 통해 제거하려던 탄부들이 듣는다면 놀랄 일이다. 돼지에게 까지 돌을 먹이다니...
하지만 돌도 돌 나름.
석탄이 사양산업이 된 이후 문경시 가은읍 일대에서 거정석이 발견 되었다.
이것은 Ho(홀뮴-피부질환, 간암치료제로 사용), Ge(게르마늄-살균작용), Se(셀레늄-중금속 제거작용)등의 약리작용을 하는 희귀원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에 편하게 약돌이라고 부른다.
‘약돌’의 활용법을 궁리하던 사람들은 사료에 섞어 돼지를 키워 보았는데 돼지가 잘 자라고, 그 맛이 좋은 것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으로 문경 약돌돼지가 탄생하게 되었다.
약돌돼지고기는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우면서 맛이 좋고, 입안에 기름기가 남지 않아 산뜻하기 때문에 구워 먹어도 좋지만 문경에서는 이것을 석쇠구이 혹은 샤브샤브로 해 먹는다.
특히 ‘솔잎한방돼지찜’은 삼겹살과 족살을 한약재와 인삼, 새송이, 호두, 마늘, 은행 등 13가지 재료와 함께 쪄낸 문경만의 음식으로 웰빙시대에 꼭 먹어봐야할 별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