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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악대경주시퍼레이드

2018.11.06
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주르나(오보에와 비슷)와 보루(트럼펫과 비슷), 심벌즈, 큰북과 작은북의 웅장한 연주가 대지를 흔들었다. 이어 나발, 태평소, 향피리, 장구, 징, 북, 꽹과리 등의 합주가 지축을 울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스만 제국 '메흐테르 군악대'와 한국 전통 취타대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경주시내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힘차고 패기 넘치는 음악들의 만남이다. 지난 16일 오후 3시 경주역. 최양식 경주시장의 출정타고로 시작된 메흐테르 군악대와 취타대의 행진은 '이스탄불 in 경주'의 마스코트인 '화랑'과 '예니 체리'가 앞장섰다. 붉은 색과 초록색 그리고 남색의 메흐테르 군악대의 복장과 취타대의 노란색 옷이 서로 어울리며 행진하는 연주대의 모습은 가히 장관. 가운데 늠름한 장수가 인도하는 한국의 전통의장기수단의 깃발은 연주단의 위용을 더했다. 메흐테르 군악대는 친위대장인 초르바바쉬(Corbabasi)의 지휘 아래 무장 경호병들과 국가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 독립을 상징하는 흰색 깃발, 이슬람을 상징하는 녹색 깃발을 든 기수들이 등장했다. 이어 군악대장과 악사들이 나타났다. 수석악사들은 붉은 색을 입고 나머지는 남색 옷을 입었다. 경주역에서 출발해 신한은행 네거리에서 농협을 지나 봉황대까지 약 1km로 이어진 퍼레이드는 터키 군악대와 한국 전통 취타대의 연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였다. 난생 처음 보는 모습에 길가에 구경을 나온 시민들은 다소 생소해 하면서도 그들의 연주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일부는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메흐테르 군악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악대로 정규군인 예니 체리(새로운 병사, 신군) 소속이었다. 13세기 무렵 초창기 6명 정도로 시작했으나 16세기경에는 수백명으로 늘었다. 이후 유럽의 오스만 제국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해 있을 때는 멀리서 예니 체리 군대의 메흐테르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만 해도 동유럽 병사들은 도망치기 바빴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취타대는 전통 관악기와 타악기들이 중심이 된 연주단으로 조선시대 임금의 거동이나 현관들의 행차, 군대 행진 또는 개선 때 선두에 나서서 연주하는 등 중요한 의전에서 역할을 담당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퍼레이드 출발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터키의 군악대와 한국의 취타대 연주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함께 즐거움을 선사함으로써 많은 찬사를 받을 것"이라며 "동서양의 만남이자, 문화와 문화 간 보다 특별한 가치를 창조하는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시가 주최하고 경주시, 경북도,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후원하는 '이스탄불 in 경주 2014'는 22일까지 경주 황성공원 일대에서 펼쳐졌다.